새벽 네시 반. 책장은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넘어간 책장에서 뽑혔어야 할 지식은 그저 눈에 맴돌뿐, 머릿속에 기억되기에는 아직 이른 듯한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시험 보는 과목이야 세 과목으로 준수한 편이다만, 이래서야 시험 보기 전에 공부를 다 하고 들어갈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살면 누가 알아줄까?

내가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내가 이렇도록 허비한 청춘은, 내가 물질적인 성공을 거두지 않으면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인가 싶다.

그래서 한 때는 소설을 썼다. 내 인생에 관한 청사진을 그렸는데 완전 소설인거다. 주인공이 초인이 되는 소설, 두 학기에 50학점 가까이를 듣고 한 학기를 휴학해버리는거다 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는걸 깨닫고 나서는 다시 시궁창으로 골인. 누군가 나한테 말한 마냥 난 아직도 허세가 남아있지만, 1년 전에 내 허세는 가히 내 인생 최고조였던 것 같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참.

근데 휴학하면 뭐하냐고? 사실 오늘 불쌍한 신문사 후배를 붙들고 신세한탄스럽게 내 작은 바람을 이야기하고 오는 길이다.

인디씬의 젖줄과도 같은 곳인 홍대 주변의 지하 단칸방을 구한다. 거기엔 내 돈으로 산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드럼이 들어간다. 방음시설을 갖추고, 한편엔 책을 집어 넣는다. 낮에는 책도 읽고, 학원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밤에는 모든걸 때려치고 음악을 하는거다. 클럽에 가서 밴드 공연을 보고, 악보를 머릿속에 그려 따온 다음 집에 들어와서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드럼을 치든 바이올린을 키든 내 맘대로. 내가 하고 싶은걸 그렇게 반년동안만 하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난 참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텐데..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의 문화수준은 다른 어느 대학보다 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예술적인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체계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예술적인 감흥으로는 부족하다.

계절학기를 한예종에서 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 이것도 꿈이다.
나 같이 예술을 좋아하면서 못하는 사람은 참 불행한 듯 하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9 04:46 2008/10/1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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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는게 좋을까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내가 글을 풀어내는데 소질이 없잖아 있다는 교수님한테 칭찬같은 구절을 몇 마디 줏어 들은 탓이다.

내 글의 원동력은 일정기간 이상의 사색이다. 사색을 통해 글의 구조가 잡히고 내용이 생기고 적절한 배열과 맛깔나는 수사로 글이 탄생한다. 말하자면, 특정한 주제가 떠오른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그 내용들이 자알 숙성되어 나가는 것이다. 바꿔 말해서 사색이 적으면 적을 수록, 지금 적는 글과 같이 독자에게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하거나, 내가 봐도 뭔가 글이 이상하거나. 그렇다.

어쨌든 핑계를 대자면, 24학점짜리 삶을 사느라 바빠서 그런지, 사색을 할 겨를이 없다. 그리고 오래동안 사색으로 안을 넓혀두었으니 다음 단계의 보다 고차원적인 사색을 위해 일단 책을 읽어야 할 터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맞춰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라?

이걸 밝히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생각일지 모르겠다.

내 글을 접하는 모든 사람이 주인공에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소재. 뼛속 깊이 사무치는 슬픔을 느끼고, 죽고 싶으나 살 수 밖에 없는 처지를 원망하며 결국은 살아간다는 비극적인 해피엔딩. 정말 주인공이었으면 죽고 싶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글을 쓰고 싶다. 소재는 이왕이면 '본질적인 고독' 혹은 '애정 결핍'.

그러니까,

읽으면 슬퍼서 눈물이 나고, 가슴이 미칠것 같이 뛰는 격동적인 슬픔 보다는,
심장이 밀도 높은 고독에 잠겨서 한동안 멍하게 뛰지 않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니까 뭐랄까, 핵폭탄이 터지고, 핵폭풍이 멎고 뿌연 안개가 마침내 걷혔을 때, 내 눈에 보일 세상의 느낌? 그 정도면 내 인생, 아니 문학사에 획이 긋기겠구만.


흠,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듬어진 글을 짜임새있게, 호소력있게 쓸 수 있을까.

오늘 수업시간에 전봉관 교수님이 말씀하신 구절이 남는다.

"글쟁이의 매력은, 내가 글을 써놓으면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는 겁니다. 내 이름으로 된 글 하나가 세상에 영원히 남아있게 되는 거죠."

내 이름으로 된 글을 남기려면, 내 글을 읽지 않은 그 누구보다 나의 글에 대해서 만큼은 우수해야 한다고 하셨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글에 대한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하기엔 아직 내 붓이 너무 짧구나.


일단 책 리스트를 수소문 해보아야겠다.
근데 모르겠다. 내 빈약한 지식수준에는 뭐든지 빨아들이는게 정석일텐데...

Posted by 유리달

2008/10/17 03:07 2008/10/1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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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Jihen(동경사변) - 군청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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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쿄지헨. 동경사변입니다.  그림은 멋대로 만들어 올렸습니다.
이번 학기 초반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슁 하고 창의관까지 내려가곤 했죠. 아침에 시원한 공기 맞으면서 나름대로 분위기 내볼까, 싶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다녔기 때문에 자전거로 사람을 칠 수도 있었던, 하지만 왠지 사람을 쳤더라도 배시시 웃으면서 "미안해요 히힛"하면서 슁 하고 지나갔을 법한 다소 위험한, 그런 곡입니다.

저 하늘은 우리 학교 하늘입니다. 사실 포토샵의 Auto 보정기능들이 들어가긴 했지만 우리 학교 하늘 맞아요 :) 원래는 좀 더 연한 색이지만 뭐 어때요.

동경사변은 옅은 하늘색 같은 밍밍한 분위기는 역시 좀 아니올시다에요. 활기의 청과 관능적인 적의 강한 색깔, 하지만 두 색깔이 엉겨서 죽지 않고 잘 살아나는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시이나 링고의 진홍색에 세션들이 파란색을 채워주고 있다고 할까요.

덧붙여, 시이나 링고 혼자 낸 앨범들은 정말 진홍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제대로 들어보진 못했지만... 앨범 제목들부터 심상치 않거든요.

어쨌든.
이 사람들 노래를 들어 보면, 전체적으로 세션의 수준이 높은건지, 리듬도 다양하고 절대로 단순한 곡이 없습니다. 솔로도 솔로대로 다 들어가고, 멋도 멋대로 다 부립니다. 언젠가는 연주해보고 싶은 곡들이지만, 글쎄요, 할 수 있으련지.

아마 이 앨범이 싱글에 들어 있던 곡일거에요. 이름이 '교육' 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동경사변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가장 처음 싱글일겁니다. (04년도) Killer Tune이나 뭐 다른 좋은 노래들도 많이 있지만, 일단 이건 제가 요사이 가장 아끼는 곡이라 제일 먼저 올려 봅니다.


more..



 

Posted by 유리달

2008/10/13 06:37 2008/10/1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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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o Toykeat - End of the first set

음악 관련 두 번째 포스트는 재즈입니다.
사실상 이 곡만 놓고 따진다면 피아노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

Trio Toykeat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입니다. 피아노를 멜로디로 삼는 전형적인 트리오의 모습이라고 할까.. 저 셋 중에 뭐 하나라도 빠지면 어색할 것 같은 그런 조합인 것 같습니다.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재즈도 초보지만, 조금씩 저변을 늘리는데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생각나는 아티스트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요.

포스팅한 건 End of the first set 이란 곡인데요, 사실상 이 노래에서는 피아노가 베이스까지 다 우려먹습니다. 드럼은 통통거리는 퍼커션 소리 같았는데, 왠지 드럼 세트로 저런 소리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이햇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며칠 전에 손가락도 안돌아가는 주제에 이곡을 치려다가 실신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다용도실 피아노 터치감이 조금 딱딱한 것 같더라구요. 역치를 조금만 넘겼을 뿐인데 소리가 세게 나온다던가.. 재밌는 곡이에요. 처음에 치다보면 박자 못맞춰서 성질도 나지만, 손에 좀 익었다 싶으면 재밌고...... 하지만 32분음표는 제 손으론 어떻게 안 되더이다.

어쨌든 들어봅시다.

@아침에 수업 나가는 길에 들으면 기분 나는 곡 ;)


@@ 수업을 나간다면 말이죠 ^-^

Posted by 유리달

2008/10/13 05:54 2008/10/1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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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너무 유명한 곡인 건 내가 이야기 해봐야 손가락만  아프지.

연주자는 이 사람인 것 같다. 지금은 지휘자로 활동할까? 일단 이 음원은 90년도의 것으로 보이고, 인물검색을 해보면
대체 텍스트가 뭐지?

출처 - 네이버 인물검색

Vladimir Davidovich Ashkenazy
(Russian: Владимир Давидович Ашкенази, Vladimir Davidovič Aškenazi) (b. July 6, 1937) is a conductor and virtuoso pianist. He has been a citizen of Iceland, the home of his wife Þórunn, since 1972 and currently lives with his family in Switzerland.

호오, 아저씨 잘생기셨어. 수상경력도 화려하고.

http://people.naver.com/DetailView.nhn?frompage=nx_people&id=48298

난 클래식을 들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조예도 깊지 않다. 음원도 제대로 정리되어져 있지 않고 누가 연주한 곡인지는 더더욱 알리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 어딘가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조금 더 공부를 하고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공간은 아마 그런 공간이 될 것이다. 음악에 대한 내 이야기도 좀 늘어놓고, 클래식 공부를 하자는 식의 propaganda로 마무리되는-_-

Mp3의 경우 테이프 음질이 약 110Kbps인데, 그 이하로 해놓으면 아무래도 들을 때 좀 거슬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인코딩 용량을 많이는 못줄이는데.. 곡이 10분짜리다 보니까 용량이 10메가가 넘는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80Kbps 인코딩..
Wma가 안되길래 mp3로 한 번 더 올리는 뻘짓도 감행했다. 다행히 음질의 loss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다.

각설하고.
그래서,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1악장을 올린다. 라흐마니노프 좋아하는 분들이 댓글달아주시면 참 기쁠 듯 하다.
댓글 좀 많이 달아주세요, 하악.

라흐마니노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이거, 그다음엔 악흥의 한 때.
피아노를 잘 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듣게 되는 곡이다. 왜냐면, 이 곡들을 듣고 악보를 보면 아 역시 나는 손이 작아서 혹은 테크닉이 한참 딸려서 못치겠어 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뉴에이지 악보만 계속 복사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조금의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뉴에이지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중 고등학교때는 엇 이게 뭐지 하면서 감정에 호소하는 멜로디에 취했던 기억도 나지만, 지금은 내게 있어선 '내 수준에 그나마 맞는 피아노 에튀드'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이것도 거만일까.

어쨌든 나는 피아노를 못친다. 내가 잘하는게 뭐가 있을까. 난 음악이 하고 싶었는데 왜 여기서 이 고생일까 하는 생각이 2학년 가을에도 들다니 난 아직도 철이 덜들었다.

아마 크레믈린의 종소리라고 하는 표현을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디선가, (노다메였나) 2번 1악장의 첫 부분을 그냥 눌러서 치는 사람이 있고, 새끼손가락부터 한음씩 드르르륵 퉁기는 사람이 있는데, 난 전자가 더 듣기 좋은 것 같다. 뭔가 더 비장하게 들리니까.

중간고사가 끝나면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특집같은거나 블로그에 띄워볼까보다.


어라? 중간고사라고?

Posted by 유리달

2008/10/11 17:30 2008/10/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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