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끝

짧았던 서울여행도, 학점을 기다렸던 시간들도.
다 그 순간에 끝이 났다.

그래요 DaviD ChurChill, 나의 예언은 틀리지 않았어요.
당신의 이름은 데이비드 처어칠
이름에 D가 두 개 C가 두 개 드물게 A가 하나 있네요.
학점을 잘 준다고 공언했던 당신이 제 성적표에 C를 박았을 때

난 집에서 다시 천덕꾸러기가 되었답니다.

BEP과목. 출석 다 하고 과제 각각 하나 빼고 노딜레이로 내고
시험 보고 플젝 다 하고.
시간 제일 많이 잡아먹었던 두 과목이 B-를 선사했다.

오히려 걱정하던 나머지 전공들은 F를 받았어도 모자랄 판에 B-를 주셨다.


난 열등생이 맞습니다.
저번학기 공부량의 2배로는 24학점의 산은 넘지 못했군요.
하지만, 나름대로 4년 이내에는 졸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의미가 있었을까 없었을까.

확실한 것은, 고등학교를 입학한 후로 4년 간
한 번도 "아 올해는 행복한 한 해였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어지간하면 그런 날들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하소연 할 곳은 막연하다.
문득 돌아보면 이 세상 모두가 내 적인 것만 같다.

그리하야,
2009년은 긴 푸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푸념1




푸념2


이렇게 외롭다.
이보다 더한 고독이 있다면 경험하기 싫다.

새해에 정말 바라는게 한 가지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철저하게 부서지더라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까지 곁에 있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순간 만큼은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어떨까,
부서지기 직전의 사람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지



하, 그렇습니다.
언제까지 부서져있다면 정말 루저가 되겠지.
2009년은 재기를 위해 노력해보려합니다.

Posted by 유리달

2009/01/01 03:12 2009/01/0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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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집에 와있습니다.
집이라곤 하지만, 작년 이맘때 쯤 이사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다 합쳐봐야 한 달 이상을 지내지 않았던, 그런 낯선 공간이다.

모든게 낯설다.
동생방의 컴퓨터도, 내 방의 옷장도,
간만에 뵙는 부모님도, 아직 방학을 맞지 않은
정말 오랫만에 만난 동생도.

그런데 또 이사를 한단다.
몇 년 전까지 살던 둔산동으로.

둥지 아파트면 내가 다녔던 중학교 근처다.
평수가 지금보다는 훨씬 좁겠지.

난 어느 한 곳에 정착하기 힘든 운명인가 보다.
어디론가 떠돌아다녀야 하고, 그게 익숙하다. 다만 편하지는 않은데
주위 환경이 너무 날 내몬다는 피해의식이 생겨버렸다.
나도 느슨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오늘은 그래서 하루종일 잤다. 내 미래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 귀찮았던 탓이다. 당장 일주일 뒤에 내 거취가 상당히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점심에는 짜장면을 시켜먹는 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벽 여섯시 언저리인 지금, 곧 있으면 고등학생인 동생은 일어나서 아침을 먹을 것이다. 이 아이 방에 컴퓨터가 있기 때문에 난 내심 녀석의 잠을 방해하는 것이 미안하고, 오빠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치를 떤다.
아니 과연 내가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집에선 그저 돈들어가는 천덕꾸러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테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고 자랐는지 어쨌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그 답례로 내가 뱉어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수업료 청구 고지서와 기숙사비 고지서, 그리고 학원비 고지서 정도인 것 같다.


당초 시험이 끝나면 유재하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라흐마니노프 포스팅을 해보려고 했다. 혹은 미스터 빅이나 메탈리카 같은 밴드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생각했다. 혹은 템페스트나 비창을 손가락으로 제대로 읊어보리라, 쇼팽 에튀드 한곡을 잡아서 죽어라고 연습해보리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바람들은 물리화학 시험이 끝나던 어느 화창한 아침, 작열하는 태양에 의해 첫 눈 녹듯, 그렇게 아름답게 사라졌다.

여행을 할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물리적인 수준의 금전이 없다.
그래서 난 이번 방학때 책을 붙들고 있기로 결심했다.


올해 한 해도 난 철저히 혼자였다. 그리고 내년에도 다르지 않으리라.
그리고 언젠간 익숙해지겠지. 무섭지만 그게 현실.


내 동생녀석도 지딴엔 여자라고 체중관리란걸 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오빠 주제에 매섭게도 공부나 해라고 빈정댔다. 왜냐면 이녀석은 끼니때는 안먹는다고 재잘대다 결국 이것저것 군것질거리에 손을 대고 말기 때문이다.

어제 일어나보니까 한 일곱시쯤에 학교를 나가던 것 같은 동생님. 내가 이녀석만큼 힘들지도 않을텐데 징징대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미안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뭔지 생각해보다가, 아침에 먹일만한 토스트를 굽기로 생각했다.

이따 녀석이 일어나면 오빠표특제후라이상추마요네즈참치샌드위치를 바삭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줘야지.

설마 먹고 죽지는 않겠지. 암..

Posted by 유리달

2008/12/23 05:51 2008/12/2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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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라본 달



부서질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보름달을 보았다.
내가 그림이라도 잘 그렸으면, 사진이라도 잘 찍었으면 싶다.

내가 유리달이라고 칭하는 그 달이 지금 하늘에 걸려있다.


달아 노피곰 도다샤


내 인생은 어디서부터 꼬였길래
달을 보면서 마시는 한 잔 커피마저 사치라고 생각을 했는지
커피가 썼다, 기분은
역겨웠다,  그저 역겨웠을 뿐이다.

낭만이 사라진 나의 오후는 줄곧 프린트와 함께였다
나의 낭만을 돌려받을 수 있는 곳을 알려줘, 있다면 말이야

Posted by 유리달

2008/12/12 00:14 2008/12/1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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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경 예정. 빠밤.

서울에 취재차 가게 될 것 같다.
내게 있어서 일종의 피날레가 될 것 같은데,

처음으로 기자 타이틀을 달고 공식행사에 참석할 것 같다.
잘해야지.

Posted by 유리달

2008/11/20 00:07 2008/11/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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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부붕부부붕~


빌리 조엘의 노래를 듣고 지름신이 내려오셔서 무려 7만원의 거금을 들여 하모니카와 하모니카 받침대를 구입한 상근씨. 아, 조엘 흉아는 한국에 내한공연하러 오는데 역시 공대생에게 공연스케쥴은 사치중에서도 사치인 것 같다. 아하하.

그래서 요로코롬한 녀석이 왔는데, 아 이름이 마린밴드다 마린밴드.
해군들이 배위에서 붕붕붕붕 부는 그런 음색이 날까 하면서 불어봤는데,
실제로 잘 불면 그런 소리가 날 것 같은 음색이었다. 두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그래서 뚜껑을 열어보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짝반짝. 이제 산지 사흘이 지났다. 아직 부는 수준은 초딩이로다..

아까도 말했지만, 빌리조엘님의 피아노 맨을 듣고 끌려서 급하게 지른 녀석이다.

Billy Joel - Pianoman 포스트 바로가기

우리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올디한 소리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하모니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안받던 용돈을 받아서 지르고야 말았다.

목 받침대도 같이 왔다. 그래서 피아노 + 하모니카 혹은 기타 + 하모니카의 연주가 가능해졌다! 일단 아무리 초딩같이 불어도 피아노맨 혹은 이등병의 편지 정도는 어느정도 멋스럽게 연주해낼 수 있게 되었다.

실로 엄청난 발전이다. 대부분의 노래는 짜임새가 있어서, 한 가지 악기로만 연주하면 뭔가 빈 느낌이 드는데, 일단 합주를 하면 그 서먹함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따로 있다.

난 노래를 잘 못한다.

OTL

Posted by 유리달

2008/11/16 01:01 2008/11/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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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를 받다 - 그리고

중간고사는 세 과목.
받은 시험지도 이제 세 개.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던 결과물이 모두 모였다.

그리곤 스치는 생각 -

'난 역시 우수한 인간이 되기는 글렀구나.'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이 바닥은 우수한 인간을 원한다.
가리고 거르고 뽑아서 다듬는 곳에서 불순물은 걸러질 뿐이다.
차라리 이곳이 콩나물 시루였다면 그래도 모든 콩들이 키워나 질텐데, 요새는 내가 콩나물시루에 있는 콩이 아니라 솔벤트 안에 녹아있는 프로덕트, 아니 혹은 바이프로덕트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_=

나를 무쇠솥에 넣어서 펄펄 끓인 용액을 NMR로 찍으면 분명 잡피크가 폭발할거다. 보고서 쓰는 학생은 눈물이나겠지. 아, 내가 진정 미친게야.

근데 솔직히 그런 생각도 든다. 평균 + 20점을 맞은 사람과 나와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나도 유기 책 통째로 머릿속에 집어넣고 간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문제들은 왜 틀린거지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그저 노력부족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문제였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밤새서 공부하면 늦은 일은 아닐테니까.

정신이 혼란스럽다. 동트기전에 과제 두 개를 끝내야 한다. 아 저녁때 놀고는 이게 무슨 짓인지.

게다가, 이즈로꼬 대문에 붙여져 있던 글귀 덕분에 까먹고 있던 사실을 알았다. 난 그저 11월 12일이 수능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인데, 그 전날이 심장을 후벼파는 날이구나.



04년에 만들어진 짤방인듯 하지만 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심금을 울리는구나.

아래 노래는 지금 내 심정.

Posted by 유리달

2008/11/05 00:33 2008/11/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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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업가정신과 벤처 수업에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
일단 중간고사가 없어졌다. 만세 삼창. 그건 좋아 죽겠다.

그런데,


이로써 중간고사가 세 개로 줄었다. 전공 시험만 세 개. 유기화학II 물리화학II 무기화학I. 뭔가 널널해진 기분이다. 통상적인 2학년의 시험기간이라고 하기엔 여유로운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런데 열 다섯 시간 후에 있을 유기화학 10% 퀴즈가 걱정된다. 사실 시험공부는 과제에 치여서 시작도 못했다. 게다가 기말고사는 어차피 논술 빼고는 시험을 다 볼테니.. 7과목 시험에 그중 4과목은 한 방 싸움이란 소리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놀 시간도 없다.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한 때 4번 악보를 뽑아놓고 왼손만 혹사시키고 있다. 6잇단음표 스물네 개가 한 마디에 들어가니까 오른손이랑 맞추려니 좀 힘들다.

아, 왠지 열받아서 글 조차 써지지가 않는다. 자고 일어났는데 피곤하다.
꽁기꽁기한 하루의 시작이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6 04:37 2008/10/16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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