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sailor - Alcoholic


스타세일러의 알코홀릭, 아니 애앨커허얼릭 이다.

알콜을 알콜이라 하지 않고 앨커헐이라고 하는고로 뭔가 더 맛깔이난다(?)

새벽에 숙제내러 갈 때 우울함을 동반하야 많이 들었던 곡이다.

새벽에 숙제를 제출할 일이 생긴다면 길에서 들어보라.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뭔가 절제된 듯한 절규가 들린다. 술먹은 듯 살짝 떨리다 잠기는 목소리도 매력.

키보디스트가 없어서 합주는 하지 못한다. 꽤 간단하면서도 괜찮은 곡 같은데..


제대로된 포스팅을 하기로 맘먹었는데 어째 정신상태가 영 병맛이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31 18:44 2008/10/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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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 글은 정말 제대로된 포스팅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
새벽 다섯 시에 글을 쓰는 불쌍한 중생이 모니터에 반사되어 비친다.

시험은 끝났지만 피곤함은 해소되지 않고, 고단함은 풀 길이 없다. 낙엽을 으스러뜨리며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느끼는 진동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바람이 불지만 피부에는 촉각이 없어서 두리뭉술하다. 살아있으되 산게 아니오 그렇다고 죽었다고 하기엔 사지육신이 그럭저럭 잘 움직인다.

시험은 나 치고는 잘 본듯 싶다만 아직 점수는 나오지 않았다. 데이베드 처어칠 교수님의 이름에는 a가 하나요 D가 둘 C가 둘 있다. C와 D는 각각 이름의 맨 앞을 대문자로 장식하고 있을터이니, 이 교수가 저질이고 변태인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그냥 아무 근거없이 뇌까려본다. 그래 처어칠은 과연 저어질이다. 제발 학점만 좀 잘 줬으면 좋겠지만, 저번학기에 곽주현 교수에게 당한걸 생각하면 이빨에 몸살이 날 것 같아서 그냥 잊은채로 살아야겠다.

실험보고서는 여느때와 다른 박력으로 내게 안겨서 떠나갈줄은 모른다. 그냥 어디 확 나가서 뒤져랏 네 이놈 NMR 하면서 쫓아버리고 싶지만, NMR을 보는건 기초중에 기초요 biproduct가 무엇이며 어디에서 코딱지만큼 생겼을 이놈을 잡아낼 수 있을지 궁리하는 것도 실험보고서를 쓰는데는 꼭 필요한 녀석이라..디스커션은 어떻게 두 장을 채우지 라고 손가락이 노니는 이 순간에도 고뇌에 고뇌를 거듭하고 있지만, 역시 답이 없다. 난 애초에 안되먹는 글을 그럴싸하게 꾸미는 것에는 재능이 영 없나보다.

아니 실험보고서란게, 그냥 보고 들은거 적으면 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학점을 잘 받으려면 수많은 미사여구와 엄청난 페이지수가 필요한거다. 그냥 성실하게 내가 보고 들은 3장정도 분량만 적어가면 안되나요... 다 똑같이 실험했는데, 결과도 너무 뻔히 똑같은데 왜 나는 C를 받아야하는지. 가끔 초인적으로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 등의 수고를 하며 글을 쓰는 사람이면 몰라, 그저 그런 insight를 가진 것 같은 보고서에도 A가 뜨는 것은 왜인가요. 보고서에 할애하는 시간도, 귀찮아하는 만큼의 열정도 같을 터인데 왜 나는 C인가요.

뭘 써야되는지 모른다면 이보다 더 고생을 했겠지만, 이렇게 모든걸 아는데 점수가 안나온다고 생각하는 나보다 더 많은 내적 고생을 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싶기도 하다. 보고서는 절대로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깨닫는다. 왜냐면, 돌덩어리를 놓고 공책에 박박 문질러봤자, 떨어지는건 돌가루요 A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조건 나보다 잘난 사람을 앞에 앉혀놓고 시작해야한다.

아, 저번 실험은 유기 실험의 튜토리얼쯤 되는 삘이라고 하셨었는데, 내일 조모임에는, 신문사 회의에는 참석할 수 있을까, 저녁에 숙제는 낼 수 있을까, 아니, 실험 수업 들어가기 전에 보고서라도 다 쓸 수 있을까.

시험 전 보다 오히려 더 힘들다.

난 이미 지쳐있다. 고작 몇 년 살았다고 이렇게 지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참 세상에 있는 모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적어도 우리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미래를 담보로 현실을 저당잡혀 저평가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나의 인생은, 혹은 나와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면,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이 행여나 있다면, 우리네 인생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비틀린걸까.

콩 시루에 콩을 담아놓으면 콩은 비좁아도 비좁은지 모르고 행복할테다. 그래서 난 가끔 콩나물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그저 비가오면 오는대로 물을 먹고, 해가 뜨면 뜨는 대로 밥을 먹고, 단순하고 말초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맨날 혼자거나 힘들다고 지지리 궁상떠는 것도 감정 노동이고, 일이든 사람이든 가끔씩 상처받는 건 노동을 넘어서 착취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그냥 내 몸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지만, 내 필름이 끊기는거야. 일주일 중에 일상적인 쳇바퀴같은 시간들의 자율성은 모두 버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라던가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거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써놓고 보니까 굉장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삶에 행복한게 얼마나 된다고. 내 인생중에서 단물만 쏙 빼먹고 싶다는 말이랑 다를게 없다. 장자 가라사대 쓸모 없음을 쌓아야 그 위에 쓸모 있음이 자리를 잡듯, 내게 언젠간 찾아올 행복도 쳇바퀴와 쳇바퀴, 잿빛 하루하루를 쌓다 보면 언젠가는 무지개가 팡하고 그려질지도 모르는 노릇인데, 내가 너무 어리석게도 단물만 빼먹고 싶다라는 나태한 생각을 한걸까.

하지만 역시,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날 수록 내게 행복한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점점 줄어들어가는 가운데, 내게 성인의 마음가짐을 요구하는건 무리라고 본다.

아니, 당장 기운 내서 내일을 살아보라는 말 조차 어딘가 사치로 들리는건 왤까.

Posted by 유리달

2008/10/27 05:15 2008/10/2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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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부터 시험이다. 지루한 시험기간의 끝이 슬슬 보이니, 긴장되기보다도 오히려 축 처진다. 벌써부터 post - 시험의 절망감이 엄습하는 이 꽁기꽁기한 느낌.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데친 시금치마냥 풀이 죽어있다.

신문사에는 미니컴포넌트가있다. 파나소닉건데 왠지 좀 비싸보인다. 내가 신문사에 들어올 때 부터 한구석에 가만히 있었지만,  저녀석이 소리를 내기 시작한건 2학년 초 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요새 들어서 클래식 클래식 거리던 나에게 미니컴포넌트는 하늘에서 던져준 떡이었다. 어이구 귀여운 것, PC 스피커와 MP3에 달린 이어폰의 조악한 음질과는 이루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소리에다가, 지금 들어있는 CD는 무려 요요마다 요요마! 가을에 첼로소리들으니까 또 노곳노곳하니 좋구나.

풀이 죽은 것 과는 별개의 의미로, 느긋하게 만드는 클래식.

위험하다, 이렇게 계속 있으면 또 해가 꼴딱 넘어가버릴 것 같아. 후아암.

Posted by 유리달

2008/10/21 11:21 2008/10/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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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

공허함이 모든걸 잡아먹는다.
나를 멈추게 하는 것도, 손에서 일이 미끌려나가게 하는 것도
다 그놈의 공허함 때문이다.

있어도 있지 않은 듯한, 사람들 속에서도 혼자인 듯한 그 공허함
눈 앞에 칠흑이 내리깔린다,
아, 어둡다.



슬프게도,
아직 달조차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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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0 06:28 2008/10/2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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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게 아닐까?

혹시 이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무언가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과 맞닥뜨렸을때, 혹시 이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해석한 그 문구의 의미는 "바로 알아들을 순 없었다. 하지만, 혹시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가 아닐까?"라는 자의적인 해석을 하겠다라는 신호로 보인다.

그런데, 혹시 이런게 아닐까? 라는 질문의 답이, " 그래, a다. 오오 뭔가 아귀가 맞는데? 끝." 이렇다면 굉장히 편한 해석이 될 것 같다. A라는 답안을 제시함으로써 곤란한 상황에 대한 해석 끝. 그리고 해석이 한 가지니 결론을 도출하는데도 시간 낭비가 적다. 편하고 좋지않은가.

하지만 원래 의도가 c라면 어떨까. 이 자의적인 해석은 c - a 만큼 빗나갔다.

아직 스물도 안된 꼬맹이가 하기엔 참 웃긴 말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사 눈에 보이는 것 마냥 a가 a인 것이 아니다. 어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물론 자의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자체가 좋지만, 이왕 생각하는김에 편하게 자신의 틀 속에 끼워맞추기보다는 여러가지, 말 그대로 다각도의 해석을 해보는게 역시나 좋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9 13:30 2008/10/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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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시 반. 책장은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넘어간 책장에서 뽑혔어야 할 지식은 그저 눈에 맴돌뿐, 머릿속에 기억되기에는 아직 이른 듯한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시험 보는 과목이야 세 과목으로 준수한 편이다만, 이래서야 시험 보기 전에 공부를 다 하고 들어갈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살면 누가 알아줄까?

내가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내가 이렇도록 허비한 청춘은, 내가 물질적인 성공을 거두지 않으면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인가 싶다.

그래서 한 때는 소설을 썼다. 내 인생에 관한 청사진을 그렸는데 완전 소설인거다. 주인공이 초인이 되는 소설, 두 학기에 50학점 가까이를 듣고 한 학기를 휴학해버리는거다 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는걸 깨닫고 나서는 다시 시궁창으로 골인. 누군가 나한테 말한 마냥 난 아직도 허세가 남아있지만, 1년 전에 내 허세는 가히 내 인생 최고조였던 것 같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참.

근데 휴학하면 뭐하냐고? 사실 오늘 불쌍한 신문사 후배를 붙들고 신세한탄스럽게 내 작은 바람을 이야기하고 오는 길이다.

인디씬의 젖줄과도 같은 곳인 홍대 주변의 지하 단칸방을 구한다. 거기엔 내 돈으로 산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드럼이 들어간다. 방음시설을 갖추고, 한편엔 책을 집어 넣는다. 낮에는 책도 읽고, 학원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밤에는 모든걸 때려치고 음악을 하는거다. 클럽에 가서 밴드 공연을 보고, 악보를 머릿속에 그려 따온 다음 집에 들어와서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드럼을 치든 바이올린을 키든 내 맘대로. 내가 하고 싶은걸 그렇게 반년동안만 하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난 참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텐데..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의 문화수준은 다른 어느 대학보다 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예술적인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체계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예술적인 감흥으로는 부족하다.

계절학기를 한예종에서 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 이것도 꿈이다.
나 같이 예술을 좋아하면서 못하는 사람은 참 불행한 듯 하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9 04:46 2008/10/1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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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긴 외다리로 서있는 물새가 졸리운 옆눈으로
맹하게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일단 시에 대해 말하기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블로그에 글 얘기를 하면서 논술 수업이랑 전봉관 교수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내가 따로 책을 읽거나 하지 못해서 일어난 현상으로, 문학적인 source가 될만한 것이 수업시간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토록 불쌍한 중생이다. 내가..

수업시간에 이 시는 메타포 중의 메타포라고 찬사를 받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났다. 교수님은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라는 시구를 설명하면서
"너넨 아직 인생의 저뭄을 겪어보지 못했다. 인생을 얼마나 겪어봤겠느냐.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 인생이 저물면서 빛이 난다" 던가. 어쨌든 인생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점을 찍고 빛이 나다가 죽으면 새까만 어둠. 그래서 아름다운 황혼이 결론이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생이 저물면 저런 빛이 날 수 있을까. 나는 바다에서 일몰을 많이는 아니지만, 꽤 여러번 구경한 경험이 있다. 내가 중국에 살았을 적, 지금은 천정부지로 집값이 뛰어버린 내 옛 아파트는 18층이었다. 바닷가, 전망좋은 18층. 난 바닷노을을 멀리서, 너그럽게 보면서 자랐다. 그때야 낭만이 뭔지, 감성이 뭔지 알리가 없는 개념없는 초딩이었을 시절이었으므로 감흥이라기보다는 마냥 신기했다. 파랗던 하늘이 노오랗게 보이고, 파란색이거나 검은색이었던 물은 주황빛, 그리고 금빛으로 일렁인다. 마침내 해가 폭 하고 들어가면, 모든 것이 숨죽이는 어둠이 찾아오곤 했다.

모르겠다. 내 인생이 끝나기 직전은 저렇게나 화려할 수 있을까. 황혼이 생략되거나, 아아, 해지기 직전에 저녁노을 따윈 없이 일식일지도 몰라. 아니면 잔잔히 빛나기보다는 태양이 터져버리는건 어떨까. 조금 덜 나답다, 너무 화려하다. 내가 저랬으면 좋긴 하겠다. 이상향의 폭파로 생을 마무리 짓는 것도 유쾌하겠지.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맹하게 바라보는 물새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물새가 원래 있어야 할 곳은 어딜까 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하게된다. 물새라지만 새라면 날아야 할 것이다. 느지막한 저녁이라서 그런지 서서 쉬고있는지, 자려는건지 어쨌든 맹한 눈이다. 졸린가보다. 그래서 나는, 권태, 무기력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새가 난다면 어딜 향해서 날아야지 시적일까, 하늘 혹은 태양은 어떨까. 그 같은 큰 이미지와 한낱 작은 물새가 비교되면서 고조되는 부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타포가 될 것이다. 태양을 향해 난다. 인간이 이상향을 향해 간다. 비유에 이상한 점이 있는가?

새는 하늘을 날다가 지쳤다. 그래서 어느 물가에 앉는다. 졸리다, 눈을 깜박댄다. 또 하필이면 외다리로 서있다. 자신을 지탱하는게 왜 하필이면 외다리인지, 물새 녀석들은 죄다 한 쪽 다리가 으깨부스러진 불구인가 싶다. 그래, 의지할 곳이 두 다리도 아니고 한 다리라는 정도의 시상으로 해석하면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 너머엔 자신이 도달해야할 이상향인 태양이, 황금의 빛을 머금고 일렁이고 있다. 가야 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다. 끔뻑인다. 그저 바라만 본다. 차마 눈을 똑바로 뜨고 볼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저 곁눈질로 흘길 뿐이다. 그리고 노래한다, 찬란한 이상향이여.


아, 찬란한 이상향이여, 그 이상향을 향해 걷는다고 믿었던 내 유년기는 어디로 가고 청소년기가 생략되려고 하는 이 시점에 내가 서있도다. 내 시각에 비치는 이상향은 나와 너무도 멀다, 배경, 힘, 능력 어느 하나 저 새보다 나은게 없구나. 넘치던 패기와 열정이 권태와 좌절, 자기합리화로 바뀌어가며 그저 현실에 순응해가는 내 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이 시는 도대체 내가 숨쉬고 있는 이유가 뭔가에서 시작해서 에라 모르겠다로 끝나는, 매일 반복되는 뼈없는 자조를 던지게 만들며 공부하기에 아까운 시간을 의미없는 사색에 할애하게 만드는 (이런 생각이 잘못된 거지만), 맹하게 후려쳐지는 둔기 같은 시였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7 03:39 2008/10/1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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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는게 좋을까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내가 글을 풀어내는데 소질이 없잖아 있다는 교수님한테 칭찬같은 구절을 몇 마디 줏어 들은 탓이다.

내 글의 원동력은 일정기간 이상의 사색이다. 사색을 통해 글의 구조가 잡히고 내용이 생기고 적절한 배열과 맛깔나는 수사로 글이 탄생한다. 말하자면, 특정한 주제가 떠오른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그 내용들이 자알 숙성되어 나가는 것이다. 바꿔 말해서 사색이 적으면 적을 수록, 지금 적는 글과 같이 독자에게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하거나, 내가 봐도 뭔가 글이 이상하거나. 그렇다.

어쨌든 핑계를 대자면, 24학점짜리 삶을 사느라 바빠서 그런지, 사색을 할 겨를이 없다. 그리고 오래동안 사색으로 안을 넓혀두었으니 다음 단계의 보다 고차원적인 사색을 위해 일단 책을 읽어야 할 터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맞춰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라?

이걸 밝히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생각일지 모르겠다.

내 글을 접하는 모든 사람이 주인공에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소재. 뼛속 깊이 사무치는 슬픔을 느끼고, 죽고 싶으나 살 수 밖에 없는 처지를 원망하며 결국은 살아간다는 비극적인 해피엔딩. 정말 주인공이었으면 죽고 싶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글을 쓰고 싶다. 소재는 이왕이면 '본질적인 고독' 혹은 '애정 결핍'.

그러니까,

읽으면 슬퍼서 눈물이 나고, 가슴이 미칠것 같이 뛰는 격동적인 슬픔 보다는,
심장이 밀도 높은 고독에 잠겨서 한동안 멍하게 뛰지 않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니까 뭐랄까, 핵폭탄이 터지고, 핵폭풍이 멎고 뿌연 안개가 마침내 걷혔을 때, 내 눈에 보일 세상의 느낌? 그 정도면 내 인생, 아니 문학사에 획이 긋기겠구만.


흠,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듬어진 글을 짜임새있게, 호소력있게 쓸 수 있을까.

오늘 수업시간에 전봉관 교수님이 말씀하신 구절이 남는다.

"글쟁이의 매력은, 내가 글을 써놓으면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는 겁니다. 내 이름으로 된 글 하나가 세상에 영원히 남아있게 되는 거죠."

내 이름으로 된 글을 남기려면, 내 글을 읽지 않은 그 누구보다 나의 글에 대해서 만큼은 우수해야 한다고 하셨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글에 대한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하기엔 아직 내 붓이 너무 짧구나.


일단 책 리스트를 수소문 해보아야겠다.
근데 모르겠다. 내 빈약한 지식수준에는 뭐든지 빨아들이는게 정석일텐데...

Posted by 유리달

2008/10/17 03:07 2008/10/1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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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길거리에서 한 번 쯤 보았을 법한 모습

1. 친구들과 큰 소리로 떠들면서 웃고 있는
2. 무언가 맞지 않는 도전적인 옷차림
   1) 여름엔 선글라스
   2)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풀 정장. 뿔테.
   3) 빵모자
   4) 넥타이와 베스트
3. 피곤하고 생각없을때 휘청거리는 걸음걸이
4.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거리며 자전거 타기

누구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단서

1. 대전 K대 07학번 화학과
2. 90년생이라고 길에서도 자랑하고 다님
3. 병맛인거 다 알아서 남이 일깨워주는걸 싫어함
4. '키 180 조금 안됨', 말라보임
5. 지금은 갈색 머리, 한 쪽 눈 가리는 경우 있음
6. 기숙사 뿐만 아니라 집도 대전
7. 대전 사는 애들한테 물어보면
    보통 아, 걔? 와 같은 반응.

결론 : 일반인

* 포토샵 만세.


Posted by 유리달

2008/10/16 04:49 2008/10/1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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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업가정신과 벤처 수업에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
일단 중간고사가 없어졌다. 만세 삼창. 그건 좋아 죽겠다.

그런데,


이로써 중간고사가 세 개로 줄었다. 전공 시험만 세 개. 유기화학II 물리화학II 무기화학I. 뭔가 널널해진 기분이다. 통상적인 2학년의 시험기간이라고 하기엔 여유로운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런데 열 다섯 시간 후에 있을 유기화학 10% 퀴즈가 걱정된다. 사실 시험공부는 과제에 치여서 시작도 못했다. 게다가 기말고사는 어차피 논술 빼고는 시험을 다 볼테니.. 7과목 시험에 그중 4과목은 한 방 싸움이란 소리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놀 시간도 없다.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한 때 4번 악보를 뽑아놓고 왼손만 혹사시키고 있다. 6잇단음표 스물네 개가 한 마디에 들어가니까 오른손이랑 맞추려니 좀 힘들다.

아, 왠지 열받아서 글 조차 써지지가 않는다. 자고 일어났는데 피곤하다.
꽁기꽁기한 하루의 시작이다.

Posted by 유리달

2008/10/16 04:37 2008/10/16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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